“마치 해변에 무지개가 뜬 것 마냥, 예쁜 항포구와 해안도로의 경치가 꼭 이탈리아 해안도시, 아말피 못지않아 첫눈에 반했어요.” 코로나19 시절 온 국민이 울타리에 갇혀 갑갑한 생활을 이어갈 무렵, 최북단 고성군 토성면에 아담하게 자리한 아야진항은 이들에게 탁 트인 동해를 선물하며 ‘가뭄에 단비 같은’ 힐링을 선사했다. 당시 오갈 때 없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던 수도권 주민들은 주말이면 이곳 아야진항을 쉼 없이 찾아 목마른 사슴이 연못을 찾듯 해변을 걸으며 몸과 마음의 안식을 되찾곤 했다. ▲ 최북단 동해안 고성군의 미항으로 불리는 아야진항 초입에는 물 위를 거닐 듯, 무지개 전망대가 힐링을 선사한다. 전망대를 찾은 연인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이렇게 유명해진 아야진항은 디자인이 아름다운 카페와 펜션이 자리 잡았고, 고운 모래와 아기자기한 기암괴석의 바위들로 조화롭게 구성된 해변은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을 정도로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는 안식처 그 자체였다. 이에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연중 많은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아야진항과 해변은 최북단 고성군의 관광활성화를 견인하며 아름다운 해안관광명소로 발돋움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아야진항과 해변은 유명세를 타기 전에도 ‘진흙 속의 진주’라 불리며 관동팔경 중 하나인 청간정과 연계한 명품 해변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답답하면 최북단 아야진을 찾아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수도권에서부터 유명세를 얻은 이곳은 청간정을 지나 마을 주차장에 차를 대는 순간 “와∼”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 아야진 해안도로를 따라 형형색색 무지개 옷을 입은 경계석이 아야진 해안도로를 활기차게 안내한다. 가족 단위로 찾은 방문객들은 아이들이 먼저 앞장서 아기자기한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바위 해수욕장으로 달려가 게와 작은 물고기를 잡으려 땀 나는 줄도 모르고 이리저리 뛰노는 놀이터가 되고, 어른들은 고운 모래사장에서 물끄러미 수평선과 고기잡이 어선을 바라보며 ‘물멍’에 흠뻑 빠져 【 앵커멘트 】 러브버그의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습니다. 3년 전 대량발생이 확인됐는데도 효과적인 방제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인데요. 이번 달 대량 확산 우려가 커지자 환경부는 뒤늦게 대응에 나섰습니다. 김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 합동방제 인력이 인천 계양산을 오릅니다.끈끈이 트랩엔 러브버그 사체가 새까맣게 붙어있습니다.쓸어내고 담아보니 커다란 비닐봉투에 모래알처럼 수북이 쌓입니다.인천 계양산에 러브버그가 이례적으로 창궐하자 8시간에 걸친 합동방제가 이뤄졌습니다. ▶ 스탠딩 : 김민수 / 기자 - "합동방제엔 환경부와 소속 기관, 지자체 인력 50여 명이 참여했는데요. 환경부가 지자체의 러브버그 방제 지원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지난 2015년 러브버그가 인천에 처음 발견된 이후로 인접 지자체로 확산하는데 5년이 걸렸고, 2년 뒤엔 대량 출몰이 확인됐습니다.러브버그의 확산세가 해를 거듭할 수록 심각해지는 동안 방제 대책은 지지부진했습니다.빛으로 벌레를 유인하는 '광원 포집 장치'가 현재 유일하게 효과가 입증된 방제장비입니다.▶ 인터뷰() : 이승규 /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 "LED등으로 포집하되, 다른 곤충의 유인 효과는 미비하지만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에서는 효과를 보여서 그 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그밖엔 살수나 포충망 처럼 사람이 직접 잡아서 수거하는 물리적 방제에 머물고 있습니다.환경부는 인공지능으로 곤충 대형출몰을 예측하고 방제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확산세를 따라잡긴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 오동근 / 인천 계양구 - "러브버그가 작년에도 산정상에 올라가면 많이 있었습니다. 올해는 유독 심하게 많아졌는데 지금 (연구)용역 줘서 다시 한다는 게 많이 늦은 감이 있습니다."러브버그는 이대로 확산하다가 이번 달 중순쯤 잦아들 것으로 보이지만, 동양하루살이나 대벌레 같은 다른 곤충도 이어서 대량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환경부는 기후변화로 무더기로 출몰할 가능성이 높은 곤충을 목록화하는 한편 방제 방법도 찾아보겠다고 밝혔습니다.MBN뉴스 김민수입니다. [ smiledream@mk.co.kr ]영상취재 : 김민호 기자 영상편